같은 반의 노기자카 하루카(乃木坂 春香)는 완전무결하다. 아니, 갑자기 이렇게 덜떨어진 듯한 표현으로 시작하는 것도 실례지만, 그것은 사실이다. 이젠 엄연한 사실인 것이다. 허리까지 뻗어 나온 풍성한 머릿결. 확실히 나있는 쌍꺼풀. 조금 멍해 보이는 기색의 눈초리에 맑은 눈동자. 그 어딘가 의젓한 분위기와 더불어서 거리를 걸으면 아마 지나가는 남정네가 몇 백명이라도 전부 황홀한 표정으로 되돌아 볼 것이다. 그러한 나도 그 중의 한사람이겠지. 여하튼 작년에 1학년으로서 미스 하쿠죠(白城)의 단독 1위로 뽑힌 다음부터는 "은백색의 샛별(뉘 에트와르)" 이란 별명으로 불리고 있을 정도였다. 이 일 년 사이에 고백하러 대쉬한 녀석들의 수가 세 자리수를 넘는다든가, 교장까지도 회원인 비밀 팬클럽이 있다든가 하는 것도 반드시 소문뿐만이 아닐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정도라면 그렇게 희귀한 건 아니다. 어떤 학교에도 반드시 한사람 정도 있는 단순한 아이돌 적 존재란 녀석이다. 전국을 뒤져보면 똑같은 녀석이 몇 십, 몇 백이나 나올 것이다. 하지만 노기자카 하루카의 훌륭한 점은 그 특별해야 할 점이 용모에만 머물지 않는 것에 있었다. 우선 성격이 좋다. 확실히 어른스러운 성격으로, 누구에 대해서라도 차별대우 없이 상냥하고 온화하게 대한다. 확실히 흰 백합이 피어 있는 것 같은 분위기라고 말할까. 어찌했든, 미인은 성격이 나쁘다고 하는 정설을 뒤집어 주는 귀중한 실례(実例)다. 게다가 머리가 좋다. 일 년 전 입학하자마자 시행된 실력 테스트에서는 전 과목 9할 이상이란 경 이적인 득점을 맞아버려서 2위와에 커다란 차를 낸 학년 수위라는 대단한 재주를 뽐낸 그 이후부터는 지금에 이르러서 까지 항상 수위 자리를 계속 지키고 있다. 범인(凡人)과는 근본적으로 머릿속 재질이 다르다고나 할까...... 그녀와 비교하면, 분명히 우리들의 두뇌는 물러터진 두부 같은 것이겠지. 덧붙이자면 교양도 지녔다. 일본전통 무용에 꽃꽂이, 다도와 서도. 그녀가 어릴 적부터 배우고 있는 것의 수는 우아하게 열 가지를 넘는다고 하지만, 그 모든 것에 대해서 유례없는 재능을 발휘하고 있다고 하기에 놀라웠다. 그 중에서 가장 자랑하는 피아노는 이미 프로 수준의 솜씨라서 그쪽 계열에서는 대단한 평판이라고 한다. 지금도 반 친구들 앞에서 우아하게 건반 위에서 손가락을 춤추게 하는 모습을 보니, 그것도 납득이 간다. 좀 더 말하자면 그녀는 손마디까지도 손재주가 있어서, 영어 능력 시험 1급 자격을 가지고 있거나 어떤 유파의 오래된 무술의 대리 사범이라던지, 친가가 대대로 내려오는 무역상인 영양(令孃)이었던지...... 어쨌든지, 하늘은 두 능력을 내려 주지 않는다는 말에 곧바로 정면에서 싸움을 걸어와서 철저히 납득시킬 정도로 완전 승리를 얻어 낼 것 같은 녀석이다. 하지만.
그렇게 거의 완벽한 초인 같은 노기자카 하루카에게도 오직 한 가지뿐인 약점이라고 해야 할 비밀이 있었다. 다만 현재 그 비밀을 알고 있는 것은 나 밖에 없었고, 그러므로 나는 그녀와 개인적인 관계를 가지게 된 결과 지금까지 발을 디딘 적이 없었던 세계로 반은 강제적으로 휘말리게 되었다ㅡ고 생각하고 있으려니, 거기서 그녀의 연주가 끝났다. "네. 이것이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제 23번「열정」의 제 3악장이에요. 시범연주는 노기자카 하루카 였습니다~. 고마워. 하루카." 음악 담당의 카미시로 유카리 선생님(23세. 애인 모집 중)의 목소리에 일제히 박수가 일었다. 그에 대해 소극적이지만 보는 사람 모두를 녹일 것 같은 미소로 노기자카 하루카가 답했다. 으으, 어째서인지 보고 있는 것만으로 행복한 기분이 되어 진다. 그 지나친 가련함에 보통 남자들은 말할 필요도 없이, 평상시엔 농담을 해도 지겹게 웃지 않는 최고재판소 재판관과 같이 고지식한 반장 모리타까지도 안경의 너머로 시선을 어찌 두지 못하고 가늘게 뜨고 있었으니까. 게다가 여자라고 할지라도 질투심 요소가 없는 순수한 존경어린 시선을 그녀에게 보내고 있다. 천사의 미소라는 건 저런 그녀를 일컫는 것일까. 분명. 거기서 문득 그녀와 눈이 마주쳤다. 남 알프스를 흐르는 천연수 같이 맑은 눈동자. 그녀는 나를 보자 주위에 눈치 채이지 않게 슬며시 이쪽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반의 다른 아이들에게 향하는 것과는 살짝 다른 친밀감이 가득한 미소와 함께. 으으, 역시 귀여워. 무심결에 뺨이 달아올랐다. 이런 건 조금 전의 우리들에게는 있을 수 없는, 그야말로 붉은 돼지가 비행기에 올라타 하늘을 나는 것 정도로 있을 수 없는 광경이었다. 조금 전이란, 즉 내가 노기자카 하루카의 비밀을 알 게 되었을 때까지는. 하지만 그녀의 비밀을 알 게 되기까지는 나와 노기자카 하루카는 단지 반 친구 사이였다ㅡ. 그것도 그쪽은 학원의 아이돌, 이쪽은 아무런 특색도 없는 단순한 한 학생에 지나지 않아서 온전히 말을 걸 수조차 없었으니까. 계기를 생각해 낸다. 불과 3개월 정도 전의 일이었겠지만, 지금 와서는 벌써 빠른 옛일처럼 느껴지는데 말이다. 그건 아마, 내가 노기자카 하루카와 알게 되고 나서 시간의 밀도가 너무 진했던 탓이겠지. 맞아. 계기는 방과후의 도서실에서의 사건. 내가, 노기자카 하루카의 비밀을 알게 되어버린 그 날의 대수롭지 않은 사건. 그 날 이래로, 평범하고 평탄한 학원 생활은 끝을 고하고, 우리들의 어떤 의미로는 기묘한 관계가 시작되었던 것이다.
그리고. 노기자카 하루카의 비밀이란 건ㅡ.
번역 : 토모히로 (http://www.xanga.com/yanagitomohiro) |